(외국계 은행에서 일하는 이정희 씨와 김미란 씨가 회사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.)

정희:

미란 씨, 오늘 몇 시쯤 퇴근하세요?

미란:

저 오늘 야근 있어서 한 10시나 돼야 끝날 것 같아요. 상반기 결산 때문에 바빠서요.

정희:

어머 그러세요? 저도 오늘 야근 신청해 놨는데. 박 팀장님하고 하는 프로젝트 빨리 끝내고 휴가 좀 받으려고요.^17.6

미란:

그래요? 정희 씨네 팀도 일이 많나 봐요.

정희:

다들 그렇죠 뭐. 참, 저 오늘 퇴근하는 길에 동대문 의류 상가에 가려고 하는데, 같이 안 가실래요? 날씨도 더워지고 해서 시원한 원피스 하나 사려고 하는데 제가 워낙 안목이 없어서요. 미란 씨 자문 좀 구하려고 하는데.

미란:

동대문 의류 상가요? 좋지요. 저도 마침 쇼핑할 게 있긴 한데. 근데, 의류 상가가 그렇게 늦게까지 문을 여나요?

정희:

열다마다요. 요즘은 밤에 사람이 더 많대요. 직장인들은 낮에 시간이 안 되니까 밤에 쇼핑을 많이 하구요. 또 주부들도 밤엔 주차난도 덜하고 차도 덜 밀려서 낮 시간보다 많이 찾는다고 들었어요.

미란:

그래요? 그러면 퇴근하는 길에 한번 같이 들러 볼까요?

정희:

어머 고마워요. 제가 맛있는 야찬 사 드릴게요. 동대문에 제가 잘 아는 김밥 집이 있는데, 정말 환상의 맛이에요.

미란:

그래요? 미식가인 정희 씨가 그렇게 칭찬을 하니 얘기만 들어도 벌써 침이 꿀꺽 넘어가네요.

정희:

그럼 이따 10시 5분쯤에 로비에서 만나요. 제가 사무실에서 나가기 전에 전화할게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