(피아노 전공인 수미가 같은 대학 의상학과 졸업반 지윤에게 전화한다.)

수미:

여보세요. 지윤이니?

지윤:

여보세요? 응, 수미구나. 오래간만이야.

수미:

그래. 그 동안 잘 있었어? 그런데 지윤아, 부탁이 있어.

지윤:

뭔데? 말해 봐.

수미:

있잖아, 두 달 후면 졸업 공연이 있잖니.

지윤:

응, 그렇지. 그런데?

수미:

응, 그래서 말야. 졸업 공연 때 입을 의상 네가 만들어 주면 어떻겠니?

지윤:

내가 그럴 실력이나 있니? 게다가 나도 졸업 의상 작품 발표회가 있잖아. 그래서 다른 옷을 만들 시간이 없을걸.

수미:

그렇겠구나. 그럼 이러면 어때? 네 졸업 의상 작품을 내가 졸업 공연 때 입으면.

지윤:

그래? 그럴까? 그나저나, 넌 무슨 곡을 칠 건데?^14.5

수미:

응. 쇼팽의 야상곡 하기로 했어. 좀 신비롭고 환상적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곡이잖아. 넌, 어떤 옷을 출품할 건데?

지윤:

나도 뭔가 좀 신비롭고 환상적인 작품을 구상 중이었어.

수미:

그럼 잘됐네. 지윤아, 우리 만나서 이야기하자. 쇠뿔도 단 김에 빼라잖니.^14.6 내일 강의 언제 끝나니?

지윤:

응, 오전이면^14.7 끝나. 넌?

수미:

마침 잘됐네. 난 내일 수업이 없어. 그럼 내일 한 시에 학교 정문 앞에서 만나자.

지윤:

그래, 좋아. 그럼 내일 봐. 안녕.